노란 천으로 길 내며 유유히 흐르는
개나리빛 딛고 가지 오른 하늘
바람 끝에 무작정 설레이다
두서없이 몰오르는 잎새 지휘하고
연두빛 합창에 한나절 자란
나이테 현악기 켜면
손등에 꽃길 내고 흐르다
고인 물빛에 발갛게 떠도는
봉선화빛같은 사랑아
주단으로 곱게 차려 입은 석양에
물그림으로 잠기는 목련의 영상 너같고
풀밭에 부는 바람 사이
손톱 깨물며 피어나는 노을의 웃음에
드문 드문 흔적 없는 메아리 두며
가느다랗게 파고드는 꽃의 자태 너 같아
간이역 담장 너머 조팝나무 꽃에
만삭한 달 떠올라 한길 끝없이 비추면
왜 너의 눈빛 그렇게 가득한지
그 오월 산딸기 익히며 햐얀 소망으로
피어나는 산골같은 초롱한 세월 걸어
언젠가 별처럼 여물어 만나리라 믿기에
늘 산처럼 마주할 수 없는 너이지만
시간 지나도 무디어 지지 않는 너
삶 떠나 나무가 되어도 지키리라
2008.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