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시

가을 / ysj

慈馨 아찌 2007. 11. 13. 10:35




 

          가을

           

           

          새해 첫날에 가졌던 당신의 첫마음,

          지금 어디에 있나요?

          지금 어떻게 변해 있는지요?


          세상에 대하여 할 말을 줄였나요?

          자신에 대하여 할 말을 줄였나요?


          언제나 첫날처럼,

          신선한 마음으로..

          기름진 마음으로 세상에 선연히 떠서

          홀로 걸어가야 합니다.


          어느새, 가을입니다.

          꽃 떨어진 꽃자리처럼 쓸쓸한

          침묵만 늘어가는

           

           
          가을입니다.


          텅 빈 오지 항아리에 와 있는,

          쓰다 만 엽서 틀린 맞춤법 속에도 와 있는,

          흑백 사진 속

          잊혀진 아버지 얼굴 위에도 와 있는,

          빨간 함석지붕과 들풀과

          늙은 느티나무 아래 와 있는,

          가을...


          침묵으로 몸을 줄이고

          홀로 걸어가는, 가을입니다.

                         
          -박선희 시인의 <아름다운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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